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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의 폐목욕탕, 공포의 무대로...‘중앙로67 : 첫 번째 이야기 공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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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공이공
댓글 0건 조회 88회 작성일 26-09-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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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걷고 배우를 마주하며 완성하는 새로운 방식의 체험형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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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경북 안동의 오래된 목욕탕이 색다른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한때 사람들이 오갔던 장소는 이제 배우와 관객이 같은 공간에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이머시브 공포 방탈출 ‘중앙로67 : 첫 번째 이야기 공양’의 무대가 됐다.

이곳에서 관객에게 주어진 자리는 따로 없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고, 참가자는 배우가 만들어내는 상황을 따라 공간 곳곳을 이동하게 된다. 무엇을 보고 어디로 움직일지, 어떤 선택을 할지는 각자의 몫이다.

‘공양’의 배경이 된 곳은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았던 폐업 목욕탕이다. 
목욕탕이라는 익숙한 장소에 어둡고 낯선 이야기를 덧입히면서 평범한 건물의 구조 자체가 극적인 장치로 활용된다.

작품은 방 하나에 들어가 퍼즐을 풀고 빠져나오는 일반적인 방탈출과는 방식이 다르다. 
넓은 공간을 이동하면서 배우와 마주하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반응하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공간의 구조와 배우의 연기, 공포 연출이 맞물리면서 참가자마다 체험의 양상이 달라진다.

특히 배우와 관객 사이의 거리가 가깝다는 점이 특징이다. 
객석에서 무대를 바라보는 공연이라면 관객은 일정한 위치에서 이야기를 받아들이지만, ‘공양’에서는 참가자가 이야기 속으로 직접 들어간다. 
배우의 행동을 눈앞에서 마주하는 순간부터 긴장감이 달라지는 이유다.

안동이라는 지역적 배경도 작품을 바라보는 또 다른 단서가 된다. 
관광객에게 안동은 하회마을과 고택, 전통문화로 익숙한 도시지만, 원도심으로 시선을 돌리면 오래된 건물과 골목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공양’은 그중에서도 폐업한 목욕탕이라는 생활 공간을 활용했다. 
새롭게 지은 세트가 아니라 시간이 쌓인 실제 공간을 무대로 삼으면서 건물 자체가 작품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익숙했던 장소가 낯선 공간으로 바뀌는 경험이 공포 장르와 맞물린다.

참가 인원은 한 회차 최대 5명이다. 
친구나 연인끼리 함께 입장할 수도 있지만, 예매 인원이 적으면 다른 참가자와 한 팀을 이룰 수도 있다. 
처음 만난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상황 역시 체험의 일부가 된다.

한 회차는 약 50분 동안 이어진다. 
매주 금·토·일 오후 1시부터 오후 9시 10분까지 하루 8회 운영되며, 안동시 중앙로 일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추석처럼 가족과 친구들이 고향을 찾는 시기에는 여행의 방식도 달라진다. 
낮에는 전통문화 유적과 관광지를 둘러보고, 저녁에는 원도심으로 이동해 공연과 체험을 즐기는 식으로 하루의 동선을 구성할 수 있다.

‘공양’이 흥미로운 이유는 안동을 배경으로 삼았다는 데만 있지 않다. 
오랫동안 기능을 멈춘 생활 공간을 공연 장소로 바꾸고, 그 공간의 구조와 시간을 이야기의 일부로 끌어왔다는 점에서 원도심 문화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방식을 보여준다.

지역의 오래된 공간은 보존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콘텐츠를 담는 장소가 될 수도 있다. 
‘공양’은 폐업한 목욕탕이라는 공간에 공연과 체험을 결합해, 관광지 밖으로 이동한 관객에게 다른 방식으로 안동을 경험하게 한다.

전통문화의 도시로 알려진 안동에서 이번에는 오래된 목욕탕이 이야기를 품은 공간으로 변했다. 
문을 열고 들어간 뒤부터는 관객석으로 돌아갈 수 없다. 직접 걸어가고, 선택하고, 마주하는 과정이 곧 작품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출처 : 뉴스컬처(https://www.nc.press)